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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금오신화' 뒤집어 바로 보기 '최랑이 이생을 엿봤다니까'2020-04-29 10:46:28
카테고리book.bp > 지식.인문학.토크.영혼.자유.여행
작성자user icon Leve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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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최초의 한문소설로 불리는 김시습(1435∼1493년)의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새롭고 인상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책이 출간됐다.

‘금오신화 단단히 읽기’라는 부제를 지닌 ‘최랑이 이생을 엿봤다니까’(이양호 저·평사리 펴냄)는 ‘금오신화’ 중 ‘이생규장전(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을 ‘성평등’의 측면에서 주목하고 풀어냈다.

그동안 소크라테스에서 맹자까지 책을 통해 소환했던 저자는 “이생규장전을 읽으면 조선 시대에 어떻게 이런 소설이 가능했단 말인가를 연발하게 된다”며 “현대 양성평등 논의를 따라가기엔 힘이 부치겠지만 고전적이고 문학적인 가치뿐 아니라 성평등의 문제에서 바라봤을 때도 가치 있다”고 이번 저작의 의미를 전했다.

이생규장전은 열여섯살 최씨 낭자(최랑)와 열여덟살 이씨 선비(이생)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 어떤 이는 이생과 사랑을 지키는 ‘최랑’을 ‘정절’의 모델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김시습이 형상화한 최랑은 ‘주체적인 삶’과 ‘인간으로서 존엄’이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소개한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실제로 소설을 통해 담을 엿보는 데 그치는 이생과 달리 ‘담장 밖으로 뛰어넘어 가겠다’고 하거나 전통사회의 관념을 극복하고 사랑에 있어서 ‘직진’하려는 최랑의 적극적인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저자의 이전 책들과 같이 야옹샘과 세 친구 캐순이, 뭉술이, 범식이가 이생규장전을 읽으며 대화하는 형식이다.

덧붙이는 글에서는 원주의 대표적인 여성인물이자 조선 후기 최고 여성 성리학자로 꼽히는 임윤지당과 여성도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했던 강정일당, 한문으로 경지를 이룬 조선 여성들을 알려준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주체적으로 삶을 살았던 치열한 조선 시대 여성들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책 내용을 잘 녹여낸 일러스트 작가 이진우의 솜씨도 인상적이다.

‘최랑이 이생을 엿봤다니까’는 청소년 교양도서 ‘친구와 함께 읽는 고전’ 여섯번째 책이라는 외피를 입고 있

지만 이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 처럼 독서에 탄탄한 사유와 공부가 더해지면 더 큰 지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하는 묵직한 콘텐츠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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