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Plus SharingMail SharingKakao Story SharingKakao SharingNaver Blog SharingTwitter SharingFacebook SharingNaver Band Sharing
글보기
제목명승부는 아름답다2020-10-28 16:02:36
카테고리김용태의변화편지.bp > 편지
작성자user icon

숨막히는 접전, 피말리는 승부라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아시안게임 여자양궁단체 결승전을 보면서 숨을 쉬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내가 뭐 애국심이 그리 투철한 사람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예상보다 메달도 많이 땄고 양궁은 세계최강이니까 중계를 편하게 봐도 되겠다 싶었는데, 이 게임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인도와의 준결승부터 그랬다. 인도쯤이야 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다. 처음에는 앞서가다가 역전당하고 엎치락뒤치락, 결국 연장까지 갔다. 보다가 숨쉬기 어려운 내가 먼저 지쳤다. 인도는 메달도 적으니 양보해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우리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서 내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꼭 이겨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서로 격려하고 웃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에서 뭔지 모를 감동이 뭉클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중국과의 결승까지 이어졌다. 연장전을 두 번이나 하는 명승부를 펼치면서 결국 마지막에는 10,10,10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긴장, 스토리, 반전, 그리고 진정성이 명승부를 만들어낸다. 영화나 드라마도 이런 재료들이 없이는 감동을 연출할 수 없다. 명품도 그러하다. 여유있고 모든 것이 세팅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결코 명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 사람들은 누구나 형통하고 평탄한 삶을 꿈꾸지만, 숨이 멎을 것 같은 위기와 피 말리는 기다림이 없이는 명품인생으로 바뀌지 않는다.

유명인(有名人)과 명인(名人)은 다르다. 유명인은 때론 추하기도 하지만, 명인의 삶은 언제나 아름답다. 직위나 타이틀을 소유한 유명인은 기껏해야 나중에 들춰보지도 않을 빽빽한 요람에 이름자를 올리는 정도지만, 삶 자체가 이름이 되는 명인은 정신적 유전자를 퍼뜨리며 하나의 문화가 된다.



명승부는 이겨야 명승부가 아니다. 이기건 지건, 또 지금이 위기건 아니건 지금을 감사하고 즐기면서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모습에 우리는 환호를 보내며 감동하는 것이다.

그녀들은 진정 아름다웠다.

20201028160235_u5f99178bad52e.jpg


댓글